웅식당WOONG’s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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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카이젠. 주말에 평촌에 다녀왔다. 범계역 근처는 가본적이 있지만, 평촌역은 처음이었다. 편도 한시간 반에 걸쳐 도착한 평촌은 3월 마지막주 주말인데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이게 맞나 싶었지만 되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가버렸기에 천천히 식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평촌까지 먼 거리를 다녀온 이유는 순전히 토종돼지를 맛보기 위해서였다. 일제시대를 거치며 누진교배 탓에 사라져버린 우리나라 토종돼지를 복원했다는 송학농장의 토종돼지를 맛볼 수 있는 기회라니. 이런 귀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토종돼지는 여타 흑돼지가 그렇듯 확실히 지방의 두께가 일반돼지와는 다르게 두껍고, 지방과 살이 패스츄리처럼 겹겹이 쌓여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돋우었다. 기름 부분을 베어 물었는데. 부드럽고 녹진한 식감과 진하고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맛과 향이 놀라웠다. 소스와 트러플오일 등이 구비되어있었지만, 방해받고싶지 않아 처음엔 그냥 먹고, 중간에 소금찍어먹고, 마지막엔 겨자를 올려먹었다.
지방이 많고, 저온조리라 느끼할 것 같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간까지는 밥도 잘 안먹었을 정도로 감탄만 하며 먹었던 것 같다. 물론 마지막엔 지방 과다섭취로 인해 우엉절임과 돈지루로 입가심을 했지만.
정말 기억에 남을 돼지고기였다. 앞으로도 다른 곳에선 이런 식감과 맛과 향의 스펙트럼은 경험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평소 돈카츠 부위 중 상등심을 좋아한다거나, 고소한 지방 부분을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조금 적극적으로 추천하고싶다.
결론적으로 왕복 세시간과 4만원이 넘는 가격이 아깝지 않은 경험이었다.
추신. 교카이젠도 정말 취향에 꼭 맞는 식당이었는데, 일단 토종돼지 먹으러 다녀온 거니 교카이젠은 조만간 재방문 후 피드를 써볼까 한다.